[앵커포커스] ′윤창호법′ 실효 막는 음주사고 판결

재생 0| 등록 2021.06.14

사람의 목숨이 왜 개죽음만 못 합니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억울함을 부르짖습니다. 한 어머니의 애끓는 호소입니다. 외제차와…

사람의 목숨이 왜 개죽음만 못 합니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억울함을 부르짖습니다. 한 어머니의 애끓는 호소입니다. 외제차와 충돌 뒤 맥없이 구겨진 경차. 지난해 12월. 인천 북항터널에서 처참한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사고 충격으로 불이 난 피해자 차량이 십여 분만에 진화됐지만 피해자는 끝내 숨졌습니다. 이 끔찍한 사고를 내고도 가해자는 혀가 꼬이고 비틀거렸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제한속도를 두 배나 훌쩍 넘긴 시속 229㎞로 달리던 중 졸아 앞서 달리던 피해자의 차량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고로 4살, 12살 어린 자녀를 키우던 어머니는 코로나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인천까지 일하러 왔다 다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지만 재판부의 결정은 징역 4년. 당시 방청석에 앉아있던 피해자의 어머니는 말도 안 된다며 눈물을 쏟으며 주저앉았습니다. [기자: 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셨습니까? 사고 직후에 왜 구호 조치를 안 하셨습니까?] 역주행 음주운전으로 50대 가장을 숨지게 한 을왕리 참변 가해자입니다. 최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는데 양형이 지나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만취 주행 중 도로 위 행인을 사망케 했지만, 징역 6년. 엄마를 기다리던 6살 아이를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는 징역 8년. 환경미화원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는 항소심에서 감형을 얻어냈습니다. [박주영 / 故 윤창호 친구: 건강했던 친구를 하루아침에 잃고 나니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비극은 그 누구에게도 일어나선 안 될 것입니다.] 고 윤창호 씨 사고를 계기로 음주운전 사망사고 시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법이 만들어졌지만 사실상 최고형은 징역 8년. 운전자 대부분이 가입한 종합보험에 들었다면, 피해자와 합의했다면, 반성문을 제출했다면 또 가해자가 처한 상황 등 감경 요건이 다양한 데다 대법원. 양형기준을 징역 4년에서 8년으로 권고한 탓입니다. [음주 운전자: 회사에서 먹으라는데 안 먹을 수가 없잖아요. 말단 직원이….] [음주 운전자 : (소주)1병 먹었습니다. 집에 가려고 했는데 대리(운전) 못 불렀습니다. 죄송합니다.] 음주운전 하는 핑계도, 사망사고 내도 감경 이유 다양한 우리나라. 그래서 주목할 통계가 있습니다. 2002년까지 1천명을 넘기던 일본의 음주운전 사망자 수는 사망사고를 낸 가해자에게 최고 30년까지 징역이 가능하도록 법을 바꾸고, 그 법에 따라 높은 형량을 선고한 결과. 10년 사이 5분의 1로 그 수를 줄이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쩡칭후이 / 故 대만 유학생 쩡이린 아버지: 살인자가 이기적인 마음으로 음주운전 범행을 저질러서 우리 가족을 파괴해 우리는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윤기현 / 故 윤창호 아버지: 의식불명인 상태로 46일 동안 병석에 있다가 간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가버렸습니다.] 소리 내 울지도 못하는 아버지. ′음주운전 가해자에게만 그 책임이 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용도 안 할 법은 왜 만들었는지.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이 나라 재판부의 신념입니까. 법관들은 윤창호법대로 하고 싶어도 양형위원회 핑계를 대고 있으니 이제 대법원이 나설 때입니다. 더는 가해자를 위한 법원이 아닐 수 있도록 결단을 내리길 촉구합니다. 앵커포커스였습니다.

영상물 등급   모든 연령 시청가
방영일           2021. 06. 14
카테고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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