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포커스] ′일하다 사망′ 흔해져 충격 없는 세상

재생 0| 등록 2022.02.04

【앵커】 지난달 29일 오전 양주시 채석장에서 발생한 토사 붕괴사고. 매몰자 구해야 한다는 간절함 모르는지 눈이 내렸고 몹시…

【앵커】 지난달 29일 오전 양주시 채석장에서 발생한 토사 붕괴사고. 매몰자 구해야 한다는 간절함 모르는지 눈이 내렸고 몹시 추웠습니다. 그렇게 설 연휴에도 못 쉬고 일하다 그만, 세 목숨의 빛이 꺼졌습니다. [김춘기 / 양주소방서 예방과장: 구조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천공기 작업을 하시던 정제민 님, 이분이 현재 발견됐는데요. 이 지점입니다.] 스물여덟 살 제민 씨는 사고 날이 마지막 출근날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약속한 부산 여행 계획에 들떠있었고 일 마치고 오겠다, 어머니에게 환히 웃던 아들이었습니다. 굴착기 기사와 삼표산업 관계자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유족들. 고인을 언제까지 차가운 병원에 홀로 둘 것인지라도 말해달라,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유족들은 가슴을 쥐어뜯으며 울었지만 일하다 죽는 일이 흔한 탓일까. 세상은 차갑도록 담담합니다. 삼표산업 주식값을 걱정하고 실제 ′1호 처벌′ 사례가 될지, 어느 선까지 책임지게 될지, 때론 중대재해법으로 인한 고용시장 악화 우려까지. 언론들은 기업보다 더 기업을 걱정하고 요즘 국민 있는 곳이면 안 가는 곳 없다는 대선후보 중 빈소 찾으려 했던 건 심상정 후보 단 한 사람. 네. 삼표산업 중대재해법 적용 1호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안타깝다, 말할 수 있을까. [삼표그룹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건설 기초소재 산업의 오늘을 개척해왔습니다.] 양주 등에 18개 공장 품은, 인천 파주 등 6개 석산에서 골재 생산하는 수도권 최대 레미콘 기업 중 하나인 삼표산업은 혁신을 강조해왔지만 죽음의 그림자가 걷히지 않았습니다. 후진 차량에 치여,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추락해서, 갱도가 무너져서. 2019년부터 매년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해 최근 4년간 7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2인 1조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거나 안전요원이 없었다는 등의 원인이 지적됐고 그때마다 대책 제출됐는데 왜. 지난해엔 중대 재해 다발 사업장으로 지정됐고 471건의 위법행위가 적발돼 큰돈 과태료로 내고도 왜. 삼표산업, 안전을 늘 최우선에 두고 운영해왔다, 항변할 계획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미숙 / 故 김용균 노동자 母: 세상은 변한 게 없습니다. 매일같이 용균이처럼 끼어서 죽고….] [이선호 / 고 이선호 군 父: 제가 아이를 사지로 밀어 넣었다는 그 죄책감이….] [이용관 / 故 이한빛 PD 父: 제 발로 살아서 나갈 생각을 안 하고 들어왔습니다.] 죽음의 숫자가 너무 많아 무의미한 통계 숫자처럼 일상화돼 충격이나 반성의 자료가 되지 못하고 나와 내 자식이 죽지 않은 행운에 감사할 뿐,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대한 감수성을 상실해 간다. 김훈 작가의 글이 가슴에 아프고 부끄럽습니다. [문 대통령: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도 제정하는 등 산재 발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대폭 강화했지만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삼표산업이 수십 년간 민원 방지에 110억 지출하는 동안 안전엔 얼마 투자했는지 살펴주십시오. 일하다 죽어도 되는, 예고 없이 가족과 이별해도 되는 사람, 없지 않습니까. 모든 책임이 정부에 있다 할 수 없지만 말론 안전을 말하고 재해는 멈추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 이번엔 달라질 수 있다, 의지 증명해주길 촉구합니다.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영상물 등급   모든 연령 시청가
방영일           2022. 02. 04
카테고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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