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포커스] 스스로 피해 입증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

재생 0| 등록 2021.08.30

[이규민(가명) / 폭행 피해자: 부모 욕을 하면서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무기를 만들어서 ′엎드려라′하고 ′몇 대 맞을래?…

[이규민(가명) / 폭행 피해자: 부모 욕을 하면서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무기를 만들어서 ′엎드려라′하고 ′몇 대 맞을래?′ 물어보고 때리고 날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강도를 높여서….] 낮에는 코치가 때리고 밤에는 그의 아들인 주장이 또 때렸습니다. ′곧 데리러 갈 테니 참아달라′, 엄마가 만류했지만 아들은 숙소를 탈출했고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코치 가족들. 반성은커녕 성범죄 누명까지 씌워 좋아하던 운동마저 포기한 내 아들을 더 짓밟습니다. 여러분이 피해자의 어머니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박지희 / 이규민(가명) 군 어머니: 가해와 피해를 바꾸는 또는 뒤섞는 그런 행동을…. 내가 내 아이를 지켜야 되겠구나.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어머니 박지희 씨는 잘못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나섰습니다. 2차 가해와 겁박 등에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 말입니다. 국가대표의 폭행 사건에서도 무심한 가해자와 절박한 피해자처럼 위계에 의한 폭력은 늘 있어왔습니다. [조재범 / 前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 : (몇 차례 폭행하셨나요?) 성실히 조사받도록 하겠습니다.] [故 최숙현 선수 동료: 콜라를 한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 원어치 사와 숙현이와 함께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가해자들은 제대로 단죄되고 있는 걸까. 엄밀히 말하면 단호한 제도 덕분이 아닌 스타 선수와 동료들의 인생을 건 증언이 있었기에 그나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여전히 가해자들은 사과하지 않고 형량이 무겁다며 판결에 불복하고 있습니다. 무고한 이가 처벌되지 않도록, 수사와 공판에서 부적절한 예단과 불합리한 처우가 없도록 하기 위한 ′무죄 추정의 원칙′. 피고인의 인권침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이 절차가 되레 형량을 줄일 ′시간끌기 꼼수′로 이어지는 건 아닐까. [박지희 / 이규민(가명) 군 어머니: 대한체육회, 스포츠윤리센터 여러 곳에 그 사실들을 알리고 빨리 처리해주길 부탁드렸고 검찰, 교육청 여러 곳에 알렸어요. 그런데….] 제발 자세히 봐달라. 우리가 만난 피해자 부모님들은 말했습니다. 어머니 박지희 씨가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까지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가해자는 특기생으로 대학생이 됐고 2차 가해도 이어갔습니다. [故 장희원 씨 부친: 애가 말을 못 해서 아빠 아빠 무서워요. 손도 못 잡아주고 옆에도 못 있어 주고 애는 해부(부검)가 되는데….] 다신 이런 비극이 없어야 한다며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공개한 아버지. 관련자들을 고소했지만 경찰은 증거 확보가 안 끝났다며 이들을 피의자로 전환하지 않았던 때. 그리고 또 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딸이 남자친구의 무차별 폭행으로 숨졌는데 가해자는 피해자 스스로 넘어졌다고 허위신고까지. 그런데 경찰은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는 상황. 어머니가 꽃같이 예쁜 딸의 얼굴과 실명 ′황예진′을 공개한 절박함입니다. [박지희 / 이규민(가명) 군 어머니: 때린 건 코치고 주장이지만 저도 거기에 한몫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래서 제가 이 싸움을 멈출 수가 없어요.] 피해자가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면서 그 피해에 대한 자책감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사건의 사실관계를 밝히는 일은 경찰과 검찰의 일이라 해도, 피해를 보고도 자신과 가족의 보호를 포기하고 나선 그 절규에 귀 기울이는 건 언론사의 소명. OBS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평범한 이들이 어렵게 진실을 찾아가는 그 길에, ′정의엔 공소시효가 없단 것′을 증명하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영상물 등급   모든 연령 시청가
방영일           2021. 08. 30
카테고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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