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만취 여대생 ′′강제키스′′에 혀 깨물어 절단

재생 0| 등록 2020.11.09

{앵커:한 주간 지역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을 되짚어보는 취재수첩 순서입니다. 오늘도 김건형 기자와 함께 합니다. …

{앵커:한 주간 지역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을 되짚어보는 취재수첩 순서입니다. 오늘도 김건형 기자와 함께 합니다. 몇 달전 한 여대생이 자신을 강제로 키스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사건이 부산에서 일어났는데, 수사를 하던 경찰의 판단이 나왔더군요.} {리포트} 네, 지난 7월이었습니다. 한 3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만취상태의 여대생을 차에 태워 인적이 드문 산길로 데려가 강제로 키스했고, 여대생은 남성의 혀를 깨물어 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혀가 잘린 남성은 곧바로 경찰서로 향해 여대생을 중상해죄로 고소했고, 여대생도 남성을 강간상해 혐의로 맞고소했는데요, 경찰은 수사 끝에 남성에 대해서만 죄를 묻기로 하고, 여대생에 대해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여대생에게는 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겁니다. {앵커: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방어 과정에서 상대방의 혀를 다치게 한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볼 수 있을텐데, 흔히 말하는 정당방위가 인정된겁니까?} 죄를 묻긴 어렵다는 판단이지만 엄밀히 말해 정당방위를 인정한 건 아닙니다. 정당방위라는 건 위법성 자체가 없다는 얘기인 반면, 이번 사건의 경우엔 정당방위를 넘어선 과잉방위로 보이지만 형사적인 책임을 묻긴 어려운 급박한 예외 상황이었다고 결론내린 겁니다. 결과적으론 별 차이가 없지만 법조계나 여성계에선 이 부분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앵커:이번 사건과 비슷한 경우의 법원 판례들도 꽤 있었을텐데 모두 정당방위로 인정되진 않았나봅니다.} 물론입니다. 대체로 정당방위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은 일반인의 생각보다 엄격한 경우가 많습니다. ′′두 사람 간의 친밀도나 발생 장소의 상황, 방어행위의 지속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데요, 즉 두 사람이 평소 친분이 있었다든지, 공개된 장소에서 성폭력이 발생해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거나, 혀를 절단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가해자를 공격한 경우에는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은 판례들이 있습니다.′′ {앵커:그러고보니 성폭력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남성의 혀를 절단했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 70대 여성이 56년만에 재심을 신청한 일도 부산에서 있었죠? 그 사건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도 궁금하군요.} 네, 그렇습니다. ′′56년 만의 미투′′라고 이 시간에서도 잠깐 다뤘었는데요, 아직 재심이 시작되진 못한 상황입니다. 오히려 재심 청구에 대해 검찰이 재심 기각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해서 피해여성이 다시 한 번 낙담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여성을 돕고 있는 고소대리인단은 재심 청구 사유를 보충한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해 재심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뒤늦게라도 사법정의가 제대로 설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겠군요. 다음 소식 짚어보죠. 코로나19로 반쪽 등교를 하던 부산의 많은 초중고생들도 지난주부턴 전면등교에 들어갔죠?} 네, 부산의 천여곳의 학교 가운데 90% 가량이 전면 등교에 들어갔습니다. 학년초 한 달이 넘는 전면휴업 이후 온라인 개학 그리고 단계적 등교를 거쳐 8개월 만에야 정상적인 등교가 이뤄진 겁니다. 학교마다 단계적 등교 형태가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11월이 돼서야 같은 반 친구 얼굴을 처음 보는 학생들도 꽤 많았습니다. 학부모들이야 코로나 생각하면 걱정되고 또 학력 생각하면 완전등교를 환영하는 양가감정이 들겠지만, 학생들이야 그저 설레는 마음이 전부인 듯 했습니다. {앵커:그런데 아직 전면등교가 이뤄지지 못하는 학교도 70여곳이 있더군요. 어떤 학교들이죠?} 네, 전교생수가 천명이상인 과대학교나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인 75개교는 아직 전면등교가 안됩니다. 학년이나 학급을 쪼개는 방식 등으로 여전히 3분의 2만 등교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대,과밀학교 리스트를 쭉 살펴보니 공통점이 발견됐는데요.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기장 정관이나 강서지역 신도시나, 흔히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군의 학교들이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교육열이 높은 지역의 학교들이 정상적인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겁니다. 실제 이번 전면등교 전에도 학생수가 적은 원도심이나 외곽 지역 학교들 일부는 정상적인 등교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코로나의 역습′′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또 한 편에선 어차피 교육열이 높은 지역의 학생들이야 공교육보다는 사교육 의존도가 높으니까 별 상관이 없지 않냐는 반응도 나오긴 합니다. {앵커:씁쓸한 우리 교육 현실의 단면이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한데 당장 뾰족한 대책이 나오긴 힘든거죠?} 그렇습니다. 학급당 학생수를 낮추는게 교육 환경측면에서나 보건 환경측면에서나 가장 이상적인 해법이겠지만 당장 현실화하긴 힘듭니다. 지역 전체로 보면 학령인구의 밀집도와 학교의 배치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강제로 전학을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니 교육당국의 가장 큰 고민꺼리이기도 합니다. {앵커:학생수가 줄어든 원도심 학교를 신도시 지역으로 옮기려다 번번이 갈등을 겪기도 하던데 그 문제도 마찬가지 배경이겠군요.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건형 기자였습니다.}

영상물 등급   모든 연령 시청가
방영일           2020. 11. 09
카테고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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